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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후기) 어린이라는 세계

김소영작가의 '어린이라는 세계'라는 책으로 독서모임을 가졌다.

제목과 표지에서 보이는 바와 같이 작자가 독서공부방을 운영하며 겪은 순수한 어린이들의 세계에 대해 느낀 여러가지 에피소드를 통해 느낀 여러가지 생각들을 담은 에세이다. 

 

어려운 점 없이 잘 읽히고 감동도 있고 재미도 있다.

내 어렸을 적 생각에 잠겨보기도 하고 어렸을 적 행복했던 기억도 떠올라 마음이 뭉클해지기도 했다.

 

나는 어릴 때 어떤 아이였지? 나도 작자랑 비슷한 세대라서 많은 부분 공감이 되는 부분이 있었고 작자의 슬픔에 같이 울고 싶기도 했다.

작가 김소영씨는 배려심이 깊고 마음 따뜻한 사람인거 같다. 

 

다만 개인적으로 선택하며 읽었을 책 같지는 않다. 

따뜻하지만 고루한 일일연속극 같기도 하다.

따뜻한 힐링책을 구하는 분이라면 추천한다. 

 

나는 어린이가 마냥 착한 존재라고 보지는 않는다.

어린이건 어른이건 욕망을 추구하는 존재일 뿐이다.

아기와 어린이의 욕망이 어른이 볼 때 소박하기 때문에 착하게 보일 뿐, 뇌가 성장하면서 인간은 나이에 맞는 욕망을 추가하며 변해가는 유기적인 존재이다. 너무 하드보일드 한가? 이미 나는 알아 버렸기 때문에 억지로 따뜻하게 보는 것은 스스로 못 견딜 것 같다. 

게다가 작가분은 '착한어른 컴플렉스'에 걸리신 분 처럼 너무 올바름을 강변하신다. 한가지 도그마로 세상이 가르쳐진다면 참 편하긴 하겠지만 동시에 위험성도 갖게 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어떤 원칙으로 설명될 만큼 간단하지가 않다.

작가가 겪은 아이들은 중산층 이상의 아이들 같다. 

다른 클래스의 아이들과 경험이 생긴다면 기존의 생각에 균열이 생길 수 도 있다.

 

현타가 온다.

이런 아름다운 책을 보고 이런 비뚤어진 리뷰를 쓰다니 ㅎ

이런 순수함을 온전히 수용하지 못할 정도로 세월의 때가 묻은 탓이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