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원짜리 라디오를 샀다.
왜 샀는지는 모르겠지만 옛날 생각이 나서 산 것 같다.
옛날 생각이란건 새로 산 카세트 라디오를 들으며 행복을 느꼈던 시절.
1987년 내가 중학교 1학년 말에 우리집이 아버지 사업 때문에 원래 살던 봉천동에서 서울 시흥동으로 잠깐 이사가서 살았을 때다. 참 오래된 시절이다 ㅎ
나에겐 부모님이 사주신 빨간색 카세트 라디오(아마 금성사 지금의 LG제품으로 기억이 된다)가 있었는데 학교에서 집으로 돌아와 TV도 봤지만 밤 10시 이후에는 주로 라디오를 들었던 것 같다.
그때 그 자주 들었던 라디오프로는 전국 청소년들은 아마 다 들었던 이문세의 '별이 빛나는 밤에' 였다. 등하교길 버스에서 설레여 하며 눈이 마주쳤던 여학생을 생각하면서 행복했던 기억이 난다. 그때 그 감성이 아마 행복이었다는 걸 지금 많이 느낀다. 행복이란게 별게 아니다 그때 그 감정들이다.
오천원짜리 라디오를 들었다. 그 감성이 살아나서 왠지 가슴이 아련해지면서 좋았다. 요즘은 모든 것이 편하고 음질도 비교할 수 없이 참 좋다. 하지만 좋은것이 항상 다 좋은것은 아닌것 같다. 좀 후지고 조악하더라도 좋을 수 있다.
참 큰일이다. 자꾸 옛날 생각을 하면서 노스탤지어에 젖으면 인생을 후회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는데 ㅋ
그래 사실 난 많은 것을 후회하고 있고 내가 원하는 인생을 살지 못했던 것 같다.
후회없는 인생이 있겠냐만 그래도 난 좀 후회가 많다.
태어날때 나에겐 좋은 패가 참 많았는데 망설이다가 모두 날려버린 느낌....
어쩌랴 모두 지나간 시간이다.
지난날의 아름다운 감성이 내일의 무기력이 되면 안되겠다.
오늘을 의미있게 살면 된다.
코로나가 이제 곧 물러가고 있다.
새로운 삶을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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